명예훼손 성립요건 위법성 조각사유라면?

명예훼손 성립요건 위법성 조각사유라면?

 

 

우리나라 형법에서는 위법성에 관해 적극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만을 두고 있는데요. 즉 어떠한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만 위법성을 배제함으로써 적법하게 되는 사유를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합니다.

 

이에 해당되는 것은 정당행위(형법 제20조), 정당방위(제21조), 긴급피난(제22조), 자구행위(제23조),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행위(제24조), 명예훼손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써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제310조)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위법성 조각사유와 관련한 명예훼손 성립요건을 판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994년 수도권의 모 사립대학 음대교수 A씨는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또한 A씨가 회식을 한 뒤 여학생과 차 안에서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 들키기도 했는데요. 

또 다른 여학생과는 불 꺼진 연구실에서 같이 나오는 모습이 목격 돼 2002년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A씨의 문란한 사생활을 지적하며, 교수로서 자질이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후 A씨가 교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같은 과 B교수는 2004년 2월 A씨가 해외연수를 마친 뒤 복직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의 인쇄물 5000장을 교내에 배포했는데요. 

그 여파로 해당 대학의 학생들은 A씨의 사직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졸업한 동문들도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글을 총장에게 보내 결국 그 해 4월 A씨는 사직하게 됐습니다.

 

이후 A씨는 B교수를 상대로 ‘사실확인 없이 학생들을 동원해 유인물을 배포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해당 사건의 B교수의 행동이 명예훼손 성립요건에 해당되는지 법원의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재판부는 서울의 모 사립대 음대교수 A씨가 같은 과 B교수를 상대로 “제자와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 폭로로 교수직을 사직하게 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는데요. 

판결문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봐 피해자의 외부적, 사회적 평판을 저해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까지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명예훼손 성립요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교수가 인쇄물을 작성해 배포한 것은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원고 A교수의 사직과 대학당국의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또한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돼 있더라도 무방하며 ‘진실한 사실’이라는 것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써, 세부에 있어 진실과 다소 차이가 나거나,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례를 통해 명예훼손 성립요건에 해당되기는 하나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행동한 것임으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 돼 피고는 손해배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었는데요.

 

이처럼 명예훼손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셨거나, 명예훼손 성립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라고 생각되시는 경우 관련 법률에 능한 장지원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시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