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명예훼손 처벌 될까?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 될까?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허위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한 죄를 사이버 명예훼손죄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대머리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면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처벌 할 수 있는지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B씨를 ‘뻐꺼, 대머리’라고 표현한 글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전체 채팅창에 올려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그러나 해당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어진 2심 재판에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을 ‘대머리’라고 지칭할 경우 당사자가 실제로 대머리가 아님에도 대머리인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어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A씨에게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로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는데요. 재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상고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대법원 형사재판부는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채팅창에 상대방이 대머리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한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는데요. 

이처럼 대법원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을 인정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판부의 판결문에 따르면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글을 게시하는 것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며 “게시한 글에 대한 형사적 제재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해야 하고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표현이 지나친 제약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거짓의 사실’은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에 해당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표현을 하게 된 상황과 전후 맥락에 비춰 표현 자체로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이해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A씨와 피해자는 직접 대면하거나 사진 또는 영상으로도 상대방을 본 적 없이 단지 게임상에서 닉네임으로만 접촉했을 뿐인 점 등에 비춰 봤을 때, ‘뻐꺼’, ‘대머리’ 등의 표현은 경멸적 감정을 표현해 모욕감을 주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거나 그에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상에서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에게 대머리 등의 모욕적 표현을 썼다고 하더라도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었는데요. 

이처럼 인터넷상 모욕적 댓글이나 다수의 사람이 볼 수 있는 게시글 등으로 명예를 훼손당해 소송을 청구하려고 하신다면, 다수의 명예훼손 소송을 도와드린 경험이 있는 장지원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시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