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침해 법률 변경, 어떻게 적용될까

영업비밀침해 법률 변경, 어떻게 적용될까

부정경쟁방지법은 기존에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의 비밀 유지를 위한 관리 수준을 유지해야 했다고 했던 것을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해서 공포했습니다. 이 법 개정이 의미하는 바는 영업비밀의 유출이나 영업비밀침해 행위에 대해 처벌받기가 쉬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저작권이나 특허권, 영업비밀 등 지식과 정보의 가치는 점점 증대되고 있고 이에 대한 침해 행위로 인한 법적 분쟁 역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일할 당시 취득한 영업비밀 침해에 관해서는 양측 모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식품제약업체 여행을 대행하는 A여행사에서 근무하던 B씨는 단체항공권을 예약하고 현지 호텔을 수배해 예약의 주 업무와 환전, 여행자보험가입, 해외 여행 시 고객 인솔 등의 기타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당시 B씨는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고객의 이름, 회사명,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등 개인고객정보가 기재된 식품제약업체 고객정보 파일을 자신의 USB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이후 A여행사를 퇴직하게 된 B씨는 재취업한 회사에서 전시회 참관단 모집 안내문을 작성해 A여행사에서 취득했던 식품제약업체 고객들에게 이메일과 단체문자메시지 등으로 송부했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A여행사는 B씨가 자사의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해 영업비밀침해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법원은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영업비밀침해에 관련한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침해에 해당하는 정보로 판단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 되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상당한 노력이라는 것은 해당하는 정보가 유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누구나 인식할 수 있게 표시를 해놓거나, 고지를 해야 합니다. 혹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을 규정하거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는 등의 접근대상자를 특정해 주어야 하고, 접근대상자에게는 영업비밀침해 행위를 금지하는 비밀준수서약이나 계약 등으로 의무를 부과한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해당 정보는 비밀로 유지된다는 사실이 명시되어야 영업비밀침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B씨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여 하지도 않았고, 직원 모두에게 고객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유지했던 A여행사는 B씨가 영업비밀침해 행위를 한 것이라고 증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금이나 인력 등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기술이나 정보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영업비밀침해 행위를 막기 위한 영업비밀보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비밀관리성이 없었다는 판결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었고, 법률에서 규정하는 영업비밀침해의 기준이 완화되게 되며 판결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비밀유지에 필요한 관리 수준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고 일본은 ‘비밀로 관리할 것’까지만 요구하는 등의 세계적인 법률 체계를 참고한 것입니다. 

A여행사는 해당 정보를 회사직원들에게만 접근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관리했고, 정보 관리 계정은 여행사 대표의 것으로 통합하여 조직적으로 관리했습니다. B씨가 퇴사 후 해당 정보를 사용한 결과, A여행사는 고객에게 항의를 받아 거래중단이나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B씨의 업무 상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는 점에서 법원은 A여행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처럼 법 규정이 바뀌게 되면 이전까지와 다른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빠르게 바뀌는 법 규정을 모른 채 소송에 임하면 패소하기 쉽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법무법인과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 장지원 변호사가 힘이 되어드릴 것입니다.